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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획에 대하여
'극과 극이 만나다'에 대하여

대통령 선거가 다가옵니다. 후보들의 공약집은 민생 정책들로 빼곡하지만 정작 시민들의 목소리는 대선 토론장에 잘 전해지지 않고 있습니다.

지난해 동아일보 창간 100주년 기획으로 시작된 ‘극과 극이 만나다’는 시민들이 만나 진솔한 토론을 벌이는 소통을 장을 제공했습니다. 이제 곧 시작될 ‘극과 극 시즌2’에서는 대선 후보들의 민생 공약 중 국민적 관심이 높은 주제를 골라 열띤 토론을 벌입니다.

부동산, 국민연금 등 우리 일상을 좌우할 정책들을 다루는 토론장에 시민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기획·글
조응형 이소연 지민구
영상
김나현 김선우 오세정 윤유성 인턴
아트디렉션, 구현
제작지원
2회
연금 개혁
스크롤 해주세요
심태은
박경옥
“국민연금, 손해 뻔한 투자상품” 심태은
vs
“이만큼 안전한 노후대책 없어” 박경옥
“국민연금은 2042년 수입보다 지출이 많아져 적자로 돌아선다. 2057년엔 적립금이 바닥을 보인다. 2060년 가입자의 보험료율은 소득 대비 26.8%로 현재 9%의 3배 이상 치솟는다.”
2018년 국민연금 4차 재정계산위원회
심태은
네 저는 광주 전남대학교에 지금 자율전공학부 4학년에 재학 중인 심태은이라고 합니다.
박경옥
네. 안녕하세요. 박경옥입니다. 저는 ‘오늘 남편이 퇴직했습니다’라는 책을 쓴 작가이고요. 또 이제 은퇴 미래 설계를 강의하는 강사이기도 합니다.
“미래 세대의 반란이 시작될 겁니다”
2021년 6월 한국연금학회 학술대회 中
심태은
네 주식 투자를 하고 있고요 19년 18년도 그때부터 해서 4년 가까이 투자를 하고 있습니다. 파이어족에 약간 가깝다고는 저는 생각을 해요. 근데 20 30대에 열심히 벌어서 노후를 그 돈으로 쓰겠다는 게 맞는데 저는 2, 30대에서도 열심히 벌고 20~30대에서도 열심히 놀고. 그다음에 나머지 노후도 그렇게 놀았으면 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거든요
박경옥
제가 생활하는 거 퇴직 이후 생활하는 그런 어려움이라든지 이렇게 겪어가는 과정 을 제가 책으로 써서. 또 책 쓰고 나니까 또 은퇴에 대한 또 그런 은퇴 강의가 또 이렇게 들어와 가지고 강의를 하고 있죠. 거의 요즘 평생 현역이라는 말을 많이 얘기를 하잖아요. 저도 평생 현역으로 살아가고 싶어요.

‘내는 사람 따로, 받을 사람 따로’인 국민연금 제도는 세대 간 갈등이 필연적으로 발생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출산율이 0.84명까지 급락한 한국 사회에서, ‘내는 사람’은 갈수록 줄어든다. 반대로 평균 수명은 길어져 ‘받을 사람’은 늘어난다. 세대가 지날수록 국민연금 가입자의 부담은 커진다.

나중 세대의 부담을 줄이려면 국민연금 보험료율을 하루라도 빨리 올려야 한다. 전문가들은 2차 베이비붐 세대(1965년~1976년생) 은퇴 전까지를 ‘골든타임’으로 제시한다. 연령층 출생아 수가 100만 명 내외였던 이 시기의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보험료율을 1%p 올리면, 지금과 같이 30만 명이 태어나는 세대에 3%p를 올리는 정도의 효과를 내기 때문이다.

심태은
취직은 당연히 생각을 했는데 국민연금은 제가 노후 대비로서는 한 번도 생각을 해본 적이 없어요. 퇴직금은 노후에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했는데 국민연금 그보다는 제가 투자나 저축을 해서 만들어 놓은 돈이 노후 자금으로 쓰일 거다 이 생각을 더 했지,
박경옥
저는 사실 혜택을 보고 있으니까 제 입장에서 말씀드리면 우리는 이제 일단 65세 정도 되면 받을 수 있다는 거에 희망을 갖고 있고. 한 (생계비의) 60%는 보장해 줘야 되지 않을까 이런 생각이 들어요. 그 정도 하면은 이제 그렇게 서로 아웅다웅하면서 이렇게 돈을 벌지 않아도

시급한 문제이지만, 2022년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는 후보들 가운데 선뜻 국민연금을 개혁하겠다고 나서는 이는 아직 없다. 인구 절벽이 예상되고, 국민연금 고갈이 필연적인 현 상황에서 국민연금 개혁은 곧 국민연금 보험료율 인상을 의미한다. ‘유권자’인 근로자 대다수는 보험료를 높이겠다는 공약을 달가워하지 않는다. 자연스레 공약에서 국민연금 개혁은 뒷전으로 밀려난다.

‘극과 극이 만나다 시즌2’는 국민연금 개혁 이슈의 당사자들을 만나서 직접 이야기를 들어보기로 했다. 취직 후 앞으로 수십 년간 국민연금을 내며 살아갈 25살 대학생 심태은 씨와 연금을 받게 될 57살 주부이자 작가 박경옥 씨가 그 주인공이다.

심태은
지금 저한테는 약간 믿음이 안 가는 제도죠. 앞으로 30, 40년 있다가 받을텐데 어떻게 될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국민연금을 내면 언젠가 받을 수 있을 거라는 막연한 믿음은 와닿지가 않고요. 국민연금으로서 제 노후를 보장받겠다는 믿음이 별로 안 생기는 것 같아요.
박경옥
이제 일단은 국가라는 중심축을 갖고. 그걸 믿고. 나도 개인연금 넣고 다 넣고 있어요. 그걸 국가를 믿는다고 해서 ‘내 걸 다 책임져’ 이건 아니잖아요.
심태은
이게 다단계 시스템이 위에 있는 세대가 밑에 있는 세대가 받아온 돈으로 윗세대에 봉급을 주고 또 그 밑에 있는 세대가 받아온 돈으로 그 윗세대한테 주는 구조라서. 그리고 다단계의 제일 중요한 건 믿음인데. 믿음이 부족하면 다단계는 이루어지지 않거든요.

태은 씨는 국민연금으로는 자신의 노후가 보장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한다. 오히려 주식 투자 등을 통해 노후 자금을 마련해두려고 한다. 태은 씨에게 국민연금은 수익률이 떨어지는 연금 상품처럼 느껴진다. 1995년생 소득수준 5분위 가입자의 수익은 1965년생 가입자의 3분의 1수준이다. 태은 씨에게 국민연금은 수익률이 낮은 상품이 맞다.

반면 경옥 씨는 3년 뒤부터 들어올 남편의 국민연금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남편이 받게 될 국민연금은 140만원 정도로 생활비의 3분의 1 정도는 충당될 거라고 한다. 주식 투자도 좋지만 안정적인 수입원을 마련해둬야 한다는 게 경옥 씨 주장이다.

심태은
작가님 같은 경우에는 이제 얼마 남지 않은 은퇴에서 국민연금을 받게 되시는 상황이고 오랫동안 받을 수 있는 세대잖아요. 저같은 경우엔 30년 뒤에 받는 세대가 되고. 그런데 지금 현재 제일 근본적인 문제가 국민연금을 내고 그 내는 것보다 더 많이 받는 구조란 말이죠.
박경옥
믿음이 안 생기는 게 당연하게 볼 수는 있는데 이제 이거는 국가적으로 하는 큰 이제 그런 사업이라고 볼 수 있잖아요. 국민연금이 상호부조의 기능도 있거든요. 개인적으로 보면 내가 참 손해 보는 것 같기도 하고 그런데 국가 전체적으로 이 국민들 전체적으로 봤을 때 내가 낸 돈이 또 다른 사람한테 혜택도 갈 수 있다는 거죠.

국민연금 제도를 놓고 평행선을 달리던 둘은 뜻밖의 지점에서 공감대를 만들었다. 서로의 팍팍한 삶에 대해 이야기하기 털어놓으며 둘은 가만히 상대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기 시작했다.

심태은
아까 작가님께서 말씀하셨듯이 월급을 받아서 열심히 모으면 집을 살 수 있는 세대셨잖아요. 근데 저희는 꿈같은. 꿈이 아니라 거의 공감도 안 되는 그런 수준까지 와버렸잖아요. (저는) 월급만으로는 도저히 지금 한국 사회에서 집 사고 결혼해서 애 낳고 행복하게 산다는 개념이 너무 동떨어져 있어 보였어요.
박경옥
그런데 이제 제가 50대인 입장에서 보면 우리도 미래가 불투명했어요. 그냥 제가 그때 결혼했을 때 남편이 월급을 100만 원도 못 받았거든요. 근데 그냥 집도 없고 그냥 둘이서 이제 500만 원씩 준비해가지고 그다음에 전세 1000만 원 하고 그다음에 월세 얼마부터 시작을 했어요.
심태은
나는 대학교 들어와서 아르바이트도 한 번도 안 쉬고 했고 학교 공부도 열심히 했는데 정작 뭐 하나 제대로 이뤄내지 못했다는 게. 취직이라는 걸 하기 위해서 노력해왔던 건데 취직도 잘 안 되는 상황에까지 와버리면.
박경옥
근데 남편이 이제 그런 대기업에서 그냥 사무직으로 일했는데 지금은 그냥 택배에서 알바를 하는 일용직이란 말이에요. 근데 일용직으로 한 번도 안 했는데 일용직이 된 거예요. 50대 이후에 지금 61살인데.
박경옥
차가 없을 때는 을지로 입구에서 자전거 따릉이를 타고, 이제 그때부터는 따릉이를 타고 남들 다 자는 시간에 새벽 1시에 집에 오는 그런 건데. 남편이 가끔씩 짜증을 내죠. 내가 왜 61살에도 이렇게 살아야 돼. 나는 열심히, 열심히 대기업에서 이렇게 열심히 일했는데 왜 지금 이렇게 이런 삶이어야 돼 라고 이제 짜증을 낼 때도 있죠.

태은 씨는 경옥 씨의 이야기를 듣기 전까지 50대의 삶이 얼마나 치열한지 잘 몰랐다고 했다. 50, 60대가 되면 은퇴해 편하게 노후를 즐기며 살 수 있을 줄로만 알았다. 반대로 경옥 씨는 20대들이 이렇게 막막한 현실을 마주하고 있단 걸 처음 알았다고 했다. 부모 세대가 제공한 혜택을 누리며 살아온 세대라 배부른 소리를 하는 줄로만 알았다. 태은 씨는 50대 부모님을, 경옥 씨는 20대 자녀를 뒀음에도 서로가 처한 현실에 대해선 잘 알지 못했던 것이다.

박경옥
20대도 참 여유가 없구나, 라는 부분에서 20대가 정말 좀 더 큰 뭔가 그림을 그리고 나는 이렇게 살아봐야 되겠어가 아니라 어떤 틀에 갇혀서.
심태은
작가님 같은 경우에는 열심히 사시는 약간 세대 중에 거의 이렇게 열심히 사시는 분이구나를 저는 오늘 느꼈거든요. 열심히 살아가고 있고 내가 이렇게 살아가고 있으니까 전체적으로도 같이 열심히 살아가자는 개념이 강했던 것 같아요

서로의 처지를 이해한 뒤, 둘의 대화는 조금 달라졌다. 경옥 씨는 미래 세대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자신들이 국민연금을 현행보다 5년 정도 늦게 받는 정책을 제안했다. 당장 3년 뒤부터 받을 수 있을 거라고 기대했던 국민연금을 8년 뒤에나 받아야 하는 셈이지만, 경옥 씨의 목소리엔 힘이 있었다.

박경옥
네네. 그러니까 이제 여기 젊은 세대가 우리만 손해 보는 거 아니야. 이랬을 때 누군가는 양보를 해야 되잖아요. 너네들도 조금 손해 보지만 우리도 양보해가지고
심태은
20대 입장에서 보면 정말 좋은 어른의 표본이라고 생각을 해요. 솔직히 어떤 그림이 그려질지는 저는 잘 몰랐어요. 왜냐하면 제 입장은 솔직히 거의 변하지가 않는 입장이었고. 만약에 국민연금을 받는 입장을 반대로 생각해 봤을 때 아무리 생각해도 난 이제 좀 받고 싶은 생각이 저라도 들 것 같거든요.
박경옥
또 고생을 해야 되겠다. 더 고생을 해야 될 것 같아서 조금 힘이 들 것 같긴 한데. 또 뭐 일을 한다는 게 뭐 어느 정도 또 젊게 사는 비결이기도 하고 그러니까 그냥 뒷방 늙은이로 사는 것보다는 그래도 좀 더 활력 있게, 그걸 긍정적으로 생각하면 내가 그때까지 열심히 또 일해보지 뭐, 이런 생각도 드네요.
심태은
나 30년 넘게 일했으니까 나도 낸 만큼 받아보자 이게 너무 당연한 생각인 것 같은데 이런 식으로 서로가 양보를 하고. 우리가 조금 더 일을 하고 이런 식으로는 정말 생각지도 못했어요. 그래서 한 발짝씩 양보를 해야만 이 구조가 유지가 된다고 생각하고

아랫세대가 윗세대 연금을 부담하는 국민연금은 세대 간 신뢰 없이는 작동할 수 없는 제도다. 이날 태은 씨와 경옥 씨가 2시간 남짓한 대화를 통해 서로를 믿게 된 것처럼, 우리 사회도 소통을 통해 ‘낼 세대’와 ‘받을 세대’가 협의를 이뤄갈 수 있지 않을까.

1회 - 부동산 정책
11월 18일
2회 - 연금 개혁
11월 25일
3회 - 고용 노동 정책
12월 2일
4회 - 복지 정책
12월 9일
5회 - 교육 정책
12월 16일